Saturday, April 22, 2006

SW산업 환경 급변… 차세대 스마트폰 곧 성과

[월요 초대석] 유재성 한국MS 사장

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최고사령탑을 맡은 지 1주년을 1개월 여 앞두고 있는 지금, 그간 조직 생활 중 지난 한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MS 끼워팔기 사건 등 경영 환경이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사장은 그와 같은 사건들이 앞으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 비전을 설정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됐으며 최근 회계연도 매출도 전년 대비 두자리 수 성장을 일궈내는 등 의미 있는 해였다고 자평했다.

유 사장은 "MS가 `세일 코리아'(Sale Korea)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MS 성장은 물론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싶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한 구체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S 역대 사장 중 직원(대리)에서 사장까지 오른 경우는 유재성 사장이 처음이다. 유 사장은 어떻게 하면 한 직장에 그리 오래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 "MS가 나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며 웃으며 답했다.

-오는 5월이면 MS 사장을 맡은 지 1년이 된다. 그간 느낀 점은.

"지난 1년이 가장 기억에 남고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해였다. 공정위나 여러 가지 내외부적인 상황이 일어났는데 1년이 지나고 나서 되돌아보니 오히려 보람으로 느껴지는 점도 많다. 이를테면 MS가 국내에서 해야 할 역할모델, 향후 사업 비전 등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매출에서 두자리 수 성장을 해 성장 발판도 마련했다. 임원을 하다 막상 사장이 되니 고객을 만나는 등 외부 노출은 전에 비해 수십배 많아진 것 같다. 지난 1년을 다시 요약하자면 대외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한해였다 할 수 있다."

-공정위가 MS의 윈도 운용체제(OS)에 메신저 등을 탑재한 것에 대해 끼워팔기 위법성으로 결론짓고 최근 의결서까지 보냈다. MS 입장은 무엇인가.

"공정위 결정이 바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공정위가 MS 제재를 통해 어떤 상징적 효과를 얻으려 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고객 혜택이나 산업계에 대한 영향이 잘 고려됐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컨버전스 시대에 혁신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치를 줘야 하는 관점에서 공정위 결정이 이뤄졌어야 했다. 특히 경쟁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 결정이 위법성으로 내려진 데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 이런 선례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혁신을 통한 가치창조를 막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를 통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릴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코드를 삭제한 새로운 버전 4가지를 한국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유럽의 경우 이미 코드 삭제한 버전을 이행했는데 팔리지 않고 있다. MS 내부적으로도 코드 삭제 버전을 준비해야 함에 따른 부담은 국내 신제품(윈도 비스타 등) 출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최종 사용자에게도 유익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차세대 운용체제(OS) 버전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데, 한국만을 위해서 4가지 버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정위 결정에 대해 항소, (코드삭제 버전에 대한) 가처분집행정지 신청 등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MS가 전개하는 사회공헌 활동들이 있는데 어떤 내용들인가.

"기업은 좋은 이미지나 좋은 평판을 바탕으로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MS에는 이를 위한 사회공헌 부서가 별도로 조직돼 있다. MS가 할 수 있는 사회환원과 공헌의 모양새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회사의 활동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도 사회공헌을 많이 해 존경을 받고 있다. (한국 상황만 얘기하자면) 앞으로 MS가 사회에 정서적으로 더 다가가야 할 부분이 많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런 측면에서 공헌활동도 앞으로 더 개선할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MS는 정보격차 해소 활동에 많은 노력을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경로당이 PC방보다 3배나 많은 6만개가 있다. 고령화 사회 진전과 함께 노인정보화 문제는 시급히 누군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젊은 세대는 인터넷, PC 활용이 90% 이상인 반면 60대는 5% 이하에 불과하다. MS 혼자서 정보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MS는 노인들이 자주 모이는 경로당을 통해 정보화 교육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정보격차 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연구개발센터(모바일 이노베이션 랩)가 개설된 지 1년 가량 됐다. 그간 성과가 있는가.

"센터에서는 주로 차세대 스마트폰을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업체들과 공동연구를 해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일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 것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센터에서 개발한 성과물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소프트웨어(SW) 산업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는가.

"앞으로 SW산업은 더욱 급변할 것이다. SW라는 것이 개개 사용자의 문화적인 속성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SW산업은 제품, 서비스 측면 등 다양한 각도에서 급변할 것이다. 구글이 검색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의 한 예다. 향후 5∼10년 후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할까 예측해 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MS는 그런 관점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능력 극대화(가치 창출)에 도움을 줘야 SW사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윈도 라이브'는 (과거에 비해) 좀 더 큰 그림에서의 SW 생태계를 보고 있는 것이다. MS가 성공한 것은 윈도 외에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하드웨어, 디바이스 등이 있어 가능했다. 인터넷상의 다양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 혼재된 양상이 가속화될 것인데, 앞으로 다가올 변화인 `인터넷 2.0'을 기반으로 한 SW산업의 변화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보 근로자의 역량 강화, 정보 관리,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자신감 있고, 새롭게 등장하는 경쟁자에 대해서도 당연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 SW 기업들이 해외 수출에 적지 않은 난관을 겪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의 지역책임자로서 조언을 한다면.

"국내기업이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한다. 섣불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비즈니스 볼륨이 어느 정도 되고 적정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정도의 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비즈니스 영속성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우선 비즈니스 크리티컬한 볼륨과 매스(규모의 경제)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 게 근본적인 허약점이다. 또한 글로벌 마케팅 역량도 더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품의 완성도나 아키텍처 측면, 글로벌 마케팅 측면에서 더 잘해야 한다. MS는 이런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협력 및 지원프로그램과 관련해 조만간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 시장 확대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기업 시장과 관련한 서버 매출이 MS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다.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제품 측면에서도 서버는 윈도 서버, SQL서버, 전사 비즈니스 수행에 필요한 서버 등으로 풀 라인업돼 있다. 예를 하나 들겠다. KT의 백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NeOSS'는 M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NeOSS는 KT가 세계 최초로 MS의 닷넷 기반으로 구축한 차세대 통합운용지원시스템이다. 빌링시스템 정도만 빼고 KT가 윈도 기반의 백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옥션, G마켓과 온라인게임사 등 많이 있다. 단 금융권은 아직 기간계 시스템 사례가 없지만 정보계 시스템으로는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 일본처럼 기간계 사례도 언젠가는 생길 것이다."

-`오리가미'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은데.

"독일에서 최근 열린 세빗을 통해 공개됐다. 울트라모바일 태블릿PC라 할 수 있다. 기존 고객은 다양한 요구를 갖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사이즈의 기기(폼 팩터)가 출현할 것이다. 오리가미는 이것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러한 기기들은 와이브로 및 VoIP와 연결돼 언제 어디서든지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금은 PMP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있지만 울트라모바일 태블릿PC인 오리가미는 지금 노트북의 모든 기능을 넣을 수 있다는 게 큰 차별점이다."

김무종기자@디지털타임스
사진/김민수기자
2006/03/20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6032002011360611001



[월요 초대석] 유재성 사장은...
전무에서 지난 2005년 5월 사장으로 승진한 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지난 1994년 한국MS에 입사해 직원에서 사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유 사장은 MS에서 대기업 영업 대표, MSN 담당, 마케팅 총괄 임원 등을 두루 거쳐 조직 구석구석을 폭넓게 보는 최고사령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얻고 있다. 실제 MS에 입사해 연구개발(R&D) 분야를 제외하곤 안 해 본 역할이 없는 셈이다. 때로는 마케팅총괄임원 등 3개 부서의 장을 겸직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워크홀릭이라는 대내외적인 `진단'을 받고 있는데, 그 자신이 스스로 일을 즐기는 편이다. 바쁜 스케줄 속에 고객 등을 만나다 보면 밤 12시를 넘기는 것은 다반사다.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유 사장은 MS에 합류하기 전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7년간 해외사업본부에서 근무했다.

유 사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 `애국자'이기도 하다. 회사 내에 스리키즈클럽(Three Kids Club)을 만들어 친목을 다지고 있을 정도다. 애는 무조건 많이 낳아야 한다는 게 유 사장의 지론이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060320020113606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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