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5, 2005

[김국진의 뉴미디어세계] 방송ㆍ통신 융합의 진로

성 탄연휴를 앞둔 23일 MSNBC가 NBC의 손으로 넘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MSNBC는 MS와 NBC가 합작해 1995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MS가 초기 5년간 무려 2억2000만 달러를 투입한 MSNBC 채널은 케이블 뉴스경쟁사인 타임워너의 CNN이나, 머독의 Fox에 비해 뒤진 상태였다. 넬슨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의 경우 Fox News의 일일평균 89만의 시청가구가 되었던 것에 비해 MSNBC는 25만600명으로 상당히 처져있었고, CNN의 45만명에도 크게 못미친 상태였다. 그러나 MSNBC.com은 월 평균 2천4백만 유저를 가진 인터넷 최고의 뉴스사이트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지배적인 소프트웨어사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콘텐츠제작으로부터 전환을 지속함에 따라 종합 가전사인 GE(General Electric)가 소유하고 있는 NBC유니버셜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합작벤처 딱지를 떼고 케이블 보도채널인 MSNBC을 완전 장악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50대50의 지분구도를 일단 82대18로 하고, 나머지 18%도 2년이내 매입한다는 조건으로 합의됐다. 구체적인 재무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초기에 방송과 통신의 통합의 전형적인 예로서 AOL과 타임워너의 결합만큼이나 관심을 모았던 TV와 인터넷의 결합사업인 MSNBC 사업이 정리가 되는 것이어서 자못 사업자들의 진로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통신과 정보처리가 융합된 정보통신의 대표적인 상징으로서의 기업이 콘텐츠에 대한 전략을 전환하고 있는 큰 그림과 아울러 융합시대에 다각적으로 대응을 해온 방송보도, 콘텐츠기업으로서의 NBC가 자사의 기존 강점을 중심으로 돌아오는 것까지 모두 주목할만한 것이다.

물론 MSNBC가 케이블 보도부문에서 1위였다면, 과연 MS가 철수하겠느냐는 의문이 없지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콘텐츠부문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이 자본력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MSNBC에 대한 투자를 한 이유가 온라인과 TV미디어의 보다 밀접한 융합을 예상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성숙을 맛보지 못했다. 또한 NB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락에 중점을 둔 윈도 운영시스템과 같은 다른 벤처사업에 콘텐츠 확보가 용이하게 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러한 접근에서 결실을 보지 못했다. 반면에 경쟁자인 애플사가 올해 아이팟(iPod)비디오를 위해 TV 콘텐츠를 큰 투자없이 얻은 것에 비하면 투자성과가 낮은 것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두 기업의 합작벤처인 인터넷 뉴스싸이트 MSNBC.com은 지속적으로 공동운영을 유지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온라인 매거진의 매각과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의 뿌리로 회귀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콘텐츠 유통, 콘텐츠 접속통제를 통해 가치사슬상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라는 평가가 있다.

한편 NBC유니버셜의 경우, NBC News의 스티브 캐퍼스는 이번 조치가 MSNBC를 그들의 뉴스운영과 제반 케이블 플랫폼에 통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높이 평가하였다. 이번 상황전개는 방송통신융합환경에 대응한 전략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미래연구소장>

2005/12/26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512260201073170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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