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02, 2006

인터넷 주소 영어 편중 “못 참아!”

지식공유·다양성 등 위협
일본 등 “문제 해결” 목청


유엔 주최로 열린 인터넷 관리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인터넷 주소체계에서의 영어 편중 현상이 다시 논란거리가 됐다.

인터넷 주소 체계를 총괄하고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의 폴 타우니 최고경영자(CEO)는 1일 라틴 알파벳이 아닌 다른 문자를 인터넷 주소로 사용하는 것이 인터넷 체계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프리카나 일본, 프랑스 학자들은 인터넷에서의 영어 편중이 영어 이외의 문자로 축적된 지식을 사장시키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라틴 알파벳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에서의 인터넷 사용자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양한 문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사용 환경을 개선하는 문제가 이번 회의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라틴 알파벳 이외의 문자들은 이미 인터넷 주소 일부분에 쓰이고 있지만 인터넷 주소 전체를 비라틴계 문자로 쓰는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회의에 참석한 컴퓨터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의 기술 컨설팅 전문가 패트릭 팔스트롬은 “위험 수준은 낮아도 (인터넷에 쓰이는 문자로 인한) 분절이 생기면 상황은 정말 나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중국과 미국에서 같은 주소를 웹브라우저 프로그램에 입력시켰을 때 서로 다른 웹사이트를 보여주는 일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지역 국가 대표단은 이런 우려와 관련해 가상 공간이 개혁되지 않으면 국제적 다양성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말리 소재 아프리카 언어 아카데미의 아다마 사마세쿠 대표는 “디지털 격차보다 언어 격차가 더 심각하다”며 “새로운 사회가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주변부로 몰아내고 있기 때문에 지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NHK방송의 이마이 요시노리는 “전 세계 6000여 개 언어 중 90%가 인터넷에 표시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정보와 지식의 사막에 버려진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2006-11-03
http://www.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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