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텔레매틱스 삐삐처럼 퇴장할판
'경쟁력 뚝뚝' 이통사 텔레매틱스 '삐삐'처럼 퇴장할판
쑥쑥 크는 내비게이션 때문에
회사원 윤호진(29)씨는 지난 몇달 동안 사용해온 차량용 휴대전화 길잡이 서비스 케이웨이즈 서비스를 해지했다.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30여만원을 들여 새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피엠피는 조금 비싸지만 한번 사면 돈 들어갈 일이 없는데, 화면이 작고 매월 일정한 비용이 들어가는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체들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2002년부터 새 성장사업으로 꼽고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텔레매틱스는 ‘계륵’으로 전락했다. 서비스 유지를 위한 기본 비용이 들어가는데 가입자는 늘지 않고, 경쟁 서비스는 나날이 생겨나고 있는 탓이다. 교통정보, 경로안내 등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현재 에스케이텔레콤이 ‘네이트 드라이브’, 케이티에프 ‘케이웨이즈’ 그리고 엘지텔레콤 ‘엘지텔레매틱스’란 이름으로 제공된다.
이통사들은 당시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무선인터넷 매출 확대 등을 노리며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002년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을 선점하고, 2005년까지 가입자 12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7개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가입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53만명에 그치고 있다.
2005년 7월에는 월 요금을 30~40% 인하하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가입자들은 화답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는 6천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맏형’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케이티에프, 엘지텔레콤은 더 어렵다.
이통사들은 정체의 원인으로 고가 장비와 전용 휴대전화 선택 폭이 좁은 점을 꼽는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용 휴대전화 외에도 9만~10만원 정도의 전용키트를 구입해야 한다”며 “화면이 더 큰 내비게이션이 20만~40만원이라서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에스케이텔레콤은 별도 키트가 필요없는 휴대전화도 내놓고 있지만 그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불투명한 미래다. 하반기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이 데이터 방송을 통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상반기 70만대가 팔린 지상파 디엠비폰과 비슷한 수의 위성 디엠비폰에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추가되면 기존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서비스가 ‘삐삐’ 신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입자 때문에 서비스를 폐지하기도 어렵고, 낮은 시장성 때문에 많은 투자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기사등록 : 2006-08-01 오후 01:57:15
쑥쑥 크는 내비게이션 때문에
회사원 윤호진(29)씨는 지난 몇달 동안 사용해온 차량용 휴대전화 길잡이 서비스 케이웨이즈 서비스를 해지했다.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30여만원을 들여 새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피엠피는 조금 비싸지만 한번 사면 돈 들어갈 일이 없는데, 화면이 작고 매월 일정한 비용이 들어가는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체들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2002년부터 새 성장사업으로 꼽고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텔레매틱스는 ‘계륵’으로 전락했다. 서비스 유지를 위한 기본 비용이 들어가는데 가입자는 늘지 않고, 경쟁 서비스는 나날이 생겨나고 있는 탓이다. 교통정보, 경로안내 등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현재 에스케이텔레콤이 ‘네이트 드라이브’, 케이티에프 ‘케이웨이즈’ 그리고 엘지텔레콤 ‘엘지텔레매틱스’란 이름으로 제공된다.
이통사들은 당시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무선인터넷 매출 확대 등을 노리며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002년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을 선점하고, 2005년까지 가입자 12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7개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가입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53만명에 그치고 있다.
2005년 7월에는 월 요금을 30~40% 인하하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가입자들은 화답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는 6천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맏형’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케이티에프, 엘지텔레콤은 더 어렵다.
이통사들은 정체의 원인으로 고가 장비와 전용 휴대전화 선택 폭이 좁은 점을 꼽는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용 휴대전화 외에도 9만~10만원 정도의 전용키트를 구입해야 한다”며 “화면이 더 큰 내비게이션이 20만~40만원이라서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에스케이텔레콤은 별도 키트가 필요없는 휴대전화도 내놓고 있지만 그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불투명한 미래다. 하반기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이 데이터 방송을 통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상반기 70만대가 팔린 지상파 디엠비폰과 비슷한 수의 위성 디엠비폰에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추가되면 기존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서비스가 ‘삐삐’ 신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입자 때문에 서비스를 폐지하기도 어렵고, 낮은 시장성 때문에 많은 투자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기사등록 : 2006-08-01 오후 01: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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